벌써 떠나있네요. 4일 밤을 이사한 집에서 잤으니까요.
그냥 옆 동으로 이사하게 된 거예요.
음...
초등.. 국민학생 때부터 중학생 때까지 A 블럭에 살다가 B 블럭으로 이사갔습니다.
B 블럭에서 이제껏 살다가 C 블럭으로 지난 주 목요일 이사했어요.
블럭으로 이야기한 이유가 정말 블럭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바둑판 모양이예요. ㅇ_ㅇ 그게 당연한 건줄 알았는데 다른 동네 가보니 그게 아니더라구요. ㅎㅎ- 갑자기 동네 자랑.. 원래 서울 변두리라고 놀림받는데.. =_=;) 집에서 집으로 쭉~ 가서 쭉~ 가면 됩니다.
너무 오래살았던 집에서 떠나려니 너무 서운하대요.
목요일에 이사를 했는데 전 그날 출근을 그 집에서 하고 이사한 집으로 퇴근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는 밤이구나~ 생각에, 마지막으로 하는 출근이구나~ 생각에 기분이 어찌나 이상하던지.. 아침 출근길에 집 앞 슈퍼마켓 아저씨에게 인사했어요.
"아저씨, 저희 오늘 이사가요. 다음에 근처 지날 때마다 인사드릴께요." 했더니 아저씨도 서운해하시더라구요.
그 집에서 별별이 다 겪었는데. ^^
평생 처음으로 아파트에 들어가보셨습니다.
저 초등학교 때 지어진 아파트라 5층 짜리에 5단지, 낡고 오래됐는데도 마냥 좋으시대요. 햇빛이 들어온다고...
지금껏 살던 집이 모두 반지하 였거든요. 엄마는 가끔 농담으로 두더쥐 가족이라고 웃으며 말하셨는데 종종 "네가 아픈게 어둡고 햇빛 없는데서 살아서 그래." 하면서 속상해 하셨어요. 이젠 그 소리 안하시겠어서 참 기쁩니다.
새로 이사한 아파트는 좁은 거실도 있어요. ㅇuㅇ 남동생이 24살이나 먹었는데 거실이다~ 하면서 뒹굴더라구요. 여동생은 햇빛이 들어와서 5시부터 잠에서 깬다고 예쁜 커튼을 해야겠다 하고. ㅋㅋ 아빠는 주말에 새벽같이 일어나셔서 산에 가자고.. =ㅂ=;; 이사한 집 때문에 많이들 기뻐하고 기분 좋네요.
또 산 밑이라 공기가 아주 좋아요. 산 냄새가 나고 단지 안에 있는 나무도 많이 울창해서 여름인데 별로 더운 것 같지도 않고. 단지 집에 오르는 길이 너무 힘들고 집 안에 모기가 많을 뿐.. ㅜ_ㅠ
몇가지 아쉬운건.. 마을버스 종점일 정도로 교통이 안좋은데.. 그 마을버스가 30분에 한 대있는 차라는 겁니다. ㄱ- 시간도 정해져있지 않아서 운좋으면 만나는 것이고 운 나쁘면 15분 기다리다가 뛰어서 내려갈 수도 있는 것이고. 또 약국과 슈퍼마켓 등등 시장이 멀어서 낭패입니다. 옛날 집은 대문 앞이 슈퍼마켓이었거든요. ㅎㅎ 나쁜 버릇이 든거죠.
이렇게 잠깐 자랑도 하고 불평도 하지만 정말 부러울만하고 배부른 소리입니다. 잠잘 곳 없어 거리에 눕는 사람이 많은 요즘 세상에 이 늦은 때에라도 이사로 기뻐할 수 있고 즐거워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비워서 하나님이 채워주신 건지 잘 모르겠지만 세상의 어떤 것도 저희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고 감사할 수 있습니다.
마을버스를 타면 전에 살던 두 집을 다 지나쳐 지금의 집에 도착합니다. 꼬마 때의 향수를 느낄 수 있고 얼마 전에 살았던 기억의 아쉬움을 느낄 수 있죠. 아직은 새 집이 어색하고 비어있는 그 곳이 내 집 같아요. 햇빛만 들면 그 집에서 살텐데~ 하고 얘기도 합니다. ^^ 엄마는 싫다고 하시지만. 지금 집에 오래도록 날을 묻으면 이 곳이 내 집 같겠죠. 시집가기 전까지.. 엄마랑 아빠가 햇빛을 보면서 거실 있는 집에 살 수 있게 되셔서 참 감사해요.











